변산 바람꽃 - 정태홍 아오스딩

 

2018년 4월 생활말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요한 6, 47)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빵의 기적을 본 군중과 나누신 긴 대화중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그들은 어떤 물질적인 도움을 바라고 예수님을 따랐을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차츰 당신 사명에 대한 담론을 펼치십니다. 곧 당신은 인간들에게 참된 생명,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성부로부터 파견되셨다는 것입니다. 그 생명은 하느님의 생명 자체이며,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팔레스타인 지방을 두루 다니시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시어, 먹을 것과 마실 것, 질병의 치유나 용서에 대한 청을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모든 어려움에 함께하시며 각자에게 희망을 돌려주십니다. 바로 그 때문에 예수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에게 당신 자신이 주시는 생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초대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분과 관계를 맺고, 그분을 신뢰하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이 복음 구절에 대하여 끼아라 루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여기서 인간의 가장 깊은 열망에 응답하십니다. 인간은 생명을 위해 창조되었으며, 온 힘을 다해 그 생명을 찾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피조물 안에서, 창조된 사물 안에서 생명을 찾는 것입니다. 피조물들은 한계가 있고, 일시적인 것이므로 인간의 열망에 참된 답을 줄 수 없습니다. … 오로지 예수님만이 인간의 갈망을 채워 주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죽지 않는 생명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분은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끼아라 루빅, 「참된 생명」, 199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무엇보다 먼저 개인적으로 하느님과의, 예수님과의 만남에서 오는 결실입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단 한 가지는 당신 생명을 우리와 나누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자기 자신이나 두려움에 갇혀 있거나, 자신의 좁은 계획에 몰입되어 살아가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가난, 질병, 사회적 소외 등 구체적인 어려움도 있고, 특히 경청과 나눔과 환대 등을 필요로 하는 곳에 관심을 쏟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생활을 통하여 하느님께 선사받은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 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발걸음을 굳건히 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체라는 커다란 선물을 남기셨습니다. 성체는 다른 이를 살리기 위해 자기 자신을 내주는 사랑의 표징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우리는 하루 중 얼마나 많이 주위 사람들을 신뢰하게 되는지요? 우리 자녀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우리를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택시 기사, 우리를 치료해 주는 의사 등을 신뢰합니다. 신뢰심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신뢰심은 사귐과 우정과 깊은 관계를 통해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굳건해집니다.

 

그렇다면 이 달의 생활말씀을 어떻게 살아갈까요?

끼아라는 이 구절에 대한 논평을 계속 하면서 예수님을 새로이 선택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 이제는 그곳에 도달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 삶의 여러 상황에서 우리가 기억하게 되는 그분의 말씀들을 열성껏 실천에 옮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웃을 만납니까?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9).고통을 겪고 있나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참조) 등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말씀들이 빛을 발할 것이고, 예수님께서 당신 진리와 힘과 사랑과 더불어 우리 안에 들어오실 것입니다. 우리 삶은 더욱더 그분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모든 것을 그분과 함께하는 삶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육신의 죽음 또한 더 이상 우리를 두렵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된 생명, 죽지 않는 생명이 예수님과 함께 우리 안에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끼아라 루빅, 「참된 생명,1991)

 

레티치아 마그리 (포콜라레운동 총본부 「생활말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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