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맥문동 _ 상주에서 ; 정태홍 아오스딩


2024년 9월
생활말씀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야고 1,22)

 

이번 달 생활말씀 구절이 나오는 야고보 서간에서 ‘경청과 실천’은 저자가 강조하는 근본 주제입니다. 실제로 야고보 서간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완전한 법 곧 자유의 법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머물면, 듣고서 잊어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에 옮겨 실행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한 사람은 자기의 그 실행으로 행복해질 것입니다.”(야고 1,25)

바로 이렇게 그분의 말씀을 알고자 하고 삶으로 살아 내고자 하는 노력이야말로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고, 우리에게 기쁨을 줍니다.

이달 성경 말씀 구절의 본뜻이 바로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생활말씀’을 실천하는 이유 자체를 말해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생활말씀’이라는 묵상 글을 작성하고 전하기 시작했던) 끼아라 루빅은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나중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성경의 한 문장을 선택하여 묵상하고 이에 대한 해설문을 써내곤 했습니다. 그러면 이 글을 받아본 이들이 함께 만나, 이 생활말씀이 각자의 삶에 작용하여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경험담으로 서로 나누곤 했습니다. 또한 이 사람들은 (각지에서) 일치된 공동체를 건설해 가곤 했는데, 이런 공동체들은 이제 막 싹이 터 가는 초기 단계부터 사회적 파급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었고, 이를 직접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생활말씀 모임이) 복음을 삶으로 살아 내고 그 결실들을 함께 나누는 ‘방법’을 전해 주게 되면서, “이러한 모임의 정신과 실천은 그 단순성에도 불구하고, 20세기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재발견하는 데 주목할 만한 기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야고보 서간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대로, 우리가 하늘나라의 현실을 우리 사이에서 살고 체험해볼 수 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곧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가 행복하다고 선언하십니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들이 바로 예수님 당신의 어머니이고 형제들이라고 인정해 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씨앗에 비유하시면서, 말씀이 좋은 땅에 떨어지면,즉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그들은 인내로써 열매를 맺게 된다고 하십니다.

이와 관련해서 끼아라 루빅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를 통해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을 온전히 표현하십니다. 이 말씀을 육화하고, 이 말씀이 우리의 것이 되도록 만듭시다. 말씀을 삶으로 살아 낼 때, 우리 안에서, 또 우리 주변에서 어떤 강력한 생명의 힘이 분출되는지 체험해 봅시다. ‘복음과 사랑에 빠져’ 봅시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이 복음으로 변화되고, 복음이 다른 이들에게도 흘러넘치게 하는 데까지 이르도록 합시다. (···)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의 자유, 우리의 한계로부터의 자유, 우리를 옭아매어 노예 상태로 만드는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마치 손으로 직접 만지듯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자유롭게 살아가실 예수님께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 조직 안에 불러일으키실 사랑의 혁신이 폭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어떻게 하면 이 말씀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우리 주변을 둘러봅시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서로 간의 크고 작은 돌봄을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봅시다. 이로써 우리는 불공정한 사회 구조들을 변화시키고, 폭력에 맞서며, 평화와 화해의 움직임들을 증진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행성 지구를 지키기 위한 감수성을 키우고, 이를 위한 활동들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하나의 진정한 혁신이 물밀듯이 우리의 삶에 밀려올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 삶에도, 또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직업 현장에도 그러할 것입니다.

사랑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사회 활동들과 정치 활동들을 통해서도 표현됩니다. 페루에서는 포콜라레운동의 한 작은 공동체가 매우 취약한 여건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이 운동의 창설자 이름을 딴,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센터 한 곳이 생겨났습니다. 이 복지 센터는 페루의 아마존 우림 지역, 해발 2,330미터 높이에 위치한 도시, 라무드Lámud에 열렸습니다.

 “팬데믹의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이 복지 센터가 개관되었고, 혼자 지내시던 어르신 50분을 이곳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인근 (포콜라레운동) 공동체에서는 주택과 가구, 식기류뿐 아니라 음식까지도 선물로 내주었습니다. 이 사업은 어려움과 난관들이 없지 않은 하나의 모험이었지만, 2022년 3월 이 복지 센터 설립 1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시 차원으로도 문호를 개방하여 축제를 벌였는데, 이 축제에 정치권의 고위직 인사들도 참석했습니다. 이틀에 걸친 1주년 기념 축제를 통해, 성인들과 어린이들로 구성된 새로운 자원봉사자들도 모집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외로운 어르신들을 돌보아 드리며 가족이라는 범주를 넓혀 가고 있습니다.”

 

파트리치아 마촐라

포콜라레운동 총본부 「생활말씀」 편집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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